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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이주여성을 위한 서비스 강화해야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5. 18. 07:17
이주여성 환자와의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하여
최근 일주일 정도 병원에서 지내다보니 든 생각이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내미가 대학병원 어린이병동 6인실에 입원해 있다.
원활한 치료를 위해 간병인이 24시간 환자의 상태나 변화를 간호사나 의사에게 얘기를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한시도 곁을 떠날 수가 없다.
환자가 청소년 이상이면 스스로의 상태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의 경우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질병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음식물이나 음료 등 환자가 섭취한 모든 것의 양은 물론이고, 배변한 내용과 양까지 꼼꼼이 적어야 한다.
아픈 환자야 당연히 힘들고 괴롭겠지만 옆에서 간병하는 것도 여간 어렵고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이럴진대 우리나라에 들어와 산지 얼마 되지 않은 이주여성들은 오죽하겠는가.
같은 병실에 이주여성이 두 사람 있다.
한 사람은 필리핀 사람인데 한달 된 아이를 돌보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베트남 사람으로 생후 17일 된 아이를 돌보고 있다.
둘다 첫아이를 낳고 얼마 안 된지라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도 불과 1년이 채 안 된 상황이다.
그런데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 병상에 누운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호사와 의사가 수시로 "애가 우유를 얼마나 먹었어요?", "변을 몇 번이나 봤어요?", "변을 얼마만큼이나 봤어요?" 묻지만 제대로 답변하는 경우는 드물다.
시댁 식구들 중 누군가가 간병을 하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겠지만, 두 집 다 그럴 수 있는 형편이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필리핀 엄마의 아이는 우리 딸내미보다 먼저 입원했지만, 어제 간호사 말로는 "아이의 상태가 더 나빠져서 간호사실 앞에 있는 병실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간호사실 앞에 있는 병실은 집중치료를 하는지 병실료를 더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갈수록 이주여성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병원에서는 이주여성들에 대한 서비스를 더 세심하게 강화해야 한다.
병원 내에 통역을 도와줄 수 있는 자원봉사자가 있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간호사들이 간단한 의사소통 방법을 익히는 것은 어떨까. 완벽한 문장은 아니더라도 조각 단어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절실한 문제다.
물론 간호사들의 업무가 지금도 많고 가외로 (어느 나라 이주여성이 올지 모르니까)동남아 여러 나라의 언어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생명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동남아 여러 언어를 굳이 공부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의사소통을 위한 A4지 한장짜리 단어장이라도 만들면 꼭 필요한 정보를 나누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제 이주여성들도 우리나라 사람이고 우리 이웃이다. 우리나라에 왔으니까 처음부터 우리말부터 먼저 배우고 우리에게 맞추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배려해준다면 이주여성들이 더 쉽게,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 덧붙여 두고 싶은 말-
간호사들이 결코 불친절하거나 이주여성들을 차별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간호사들도 대부분 최대한 인간적으로 배려하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부정확한 방법으로 의사소통하려고 하는 것보다 보다 더 정확성을 기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제안이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
최근 일주일 정도 병원에서 지내다보니 든 생각이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내미가 대학병원 어린이병동 6인실에 입원해 있다.
원활한 치료를 위해 간병인이 24시간 환자의 상태나 변화를 간호사나 의사에게 얘기를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한시도 곁을 떠날 수가 없다.
환자가 청소년 이상이면 스스로의 상태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의 경우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질병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음식물이나 음료 등 환자가 섭취한 모든 것의 양은 물론이고, 배변한 내용과 양까지 꼼꼼이 적어야 한다.
아픈 환자야 당연히 힘들고 괴롭겠지만 옆에서 간병하는 것도 여간 어렵고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이럴진대 우리나라에 들어와 산지 얼마 되지 않은 이주여성들은 오죽하겠는가.
같은 병실에 이주여성이 두 사람 있다.
한 사람은 필리핀 사람인데 한달 된 아이를 돌보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베트남 사람으로 생후 17일 된 아이를 돌보고 있다.
둘다 첫아이를 낳고 얼마 안 된지라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도 불과 1년이 채 안 된 상황이다.
그런데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 병상에 누운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호사와 의사가 수시로 "애가 우유를 얼마나 먹었어요?", "변을 몇 번이나 봤어요?", "변을 얼마만큼이나 봤어요?" 묻지만 제대로 답변하는 경우는 드물다.
시댁 식구들 중 누군가가 간병을 하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겠지만, 두 집 다 그럴 수 있는 형편이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필리핀 엄마의 아이는 우리 딸내미보다 먼저 입원했지만, 어제 간호사 말로는 "아이의 상태가 더 나빠져서 간호사실 앞에 있는 병실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간호사실 앞에 있는 병실은 집중치료를 하는지 병실료를 더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갈수록 이주여성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병원에서는 이주여성들에 대한 서비스를 더 세심하게 강화해야 한다.
병원 내에 통역을 도와줄 수 있는 자원봉사자가 있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간호사들이 간단한 의사소통 방법을 익히는 것은 어떨까. 완벽한 문장은 아니더라도 조각 단어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절실한 문제다.
물론 간호사들의 업무가 지금도 많고 가외로 (어느 나라 이주여성이 올지 모르니까)동남아 여러 나라의 언어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생명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동남아 여러 언어를 굳이 공부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의사소통을 위한 A4지 한장짜리 단어장이라도 만들면 꼭 필요한 정보를 나누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제 이주여성들도 우리나라 사람이고 우리 이웃이다. 우리나라에 왔으니까 처음부터 우리말부터 먼저 배우고 우리에게 맞추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배려해준다면 이주여성들이 더 쉽게,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 덧붙여 두고 싶은 말-
간호사들이 결코 불친절하거나 이주여성들을 차별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간호사들도 대부분 최대한 인간적으로 배려하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부정확한 방법으로 의사소통하려고 하는 것보다 보다 더 정확성을 기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제안이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