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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하

공주 자격증 따기-진짜 왕자와 공주는 누구?

≪프린세스 아카데미≫, 섀넌 헤일, 책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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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하면 수려한 외모에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나긋나긋한 미소를 짓고 왕자의 품에 안겨 행복에 겨워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숫한 공주 이야기들이 이런 공주 이미지를 만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공주 이미지에 반기를 들고, 백설공주만 공주냐, ‘흑설공주’를 내세우기도 하고, 공주가 왕자를 구하러 가는 ‘종이봉지 공주’도 나오게 된다. 이렇든 저렇든 무수한 공주담이 나오는 것은 누구나 공주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예쁘지, 돈 많지, ‘백’ 든든하지, 아쉬울 게 하나도 없다.

오늘 소개할 이 작품도 누가 프린세스가 될 것인가를 소재로 한 것이다. 즉 현대판 공주 자격증 따기라고나 할까.

에스켈 산은 딘랜드의 보호령으로 지정된 곳이다. 에스켈 산 사람들은 산에서 캐낸 대리석을 산 아래 사람들에게 팔고 식료품을 얻으며 산다. 그들은 에스켈 산에서 태어나 한 번도 산 아래 내려가 보지 못한 순박한 사람들이다. 딘랜드의 전통에 따라 장차 왕자비가 될 사람의 고향을 예언하였는데, 그곳이 바로 에스켈 산이었다. 왕은 명령을 내려 에스켈 산에서 왕자비를 선택하겠다고 한다. 200년간 귀족 가문의 딸들만 받았던 프린세스 아카데미 교육이 순수 토박이 산사람들이 살고 있는 에스켈 산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주인공 미리는 14살의 소녀다. 미리는 자신이 다른 아이들보다 몸집이 작고 야위어 아버지의 채석장 일을 도와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늘 채석장에 마음을 두고 있던 미리는 산에서 들려오는 ‘채석장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채석장 말은 논리적으로는 풀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의사소통 방법이며, 텔레파시 같은 것이다. 미리는 프린세스 아카데미에서 글을 읽을 줄 알게 되면서 책에서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해 본다. 불공정한 거래를 바로 잡는 일이나, 올라나 선생님과 협상하는 부분은 책에서 배웠던 것을 현실에 적용한 것이다.

미리라는 이름의 뜻은 ‘바위 틈을 뚫고 나와 태양을 바라보는 꽃’이다. 이름을 해석하여 볼 때 천한 출신이었으나 그 결말은 왕세자비가 될 듯한 운명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왕세자비는 미리가 아닌 브리타였다. 작가는 브리타와 스테판 왕자, 미리와 페더라는 두 축을 놓고 공식적인 왕자와 왕세자비, 비공식공인 왕자와 왕세자비라는 면에서는 비교해 보도록 한다. 누가 진정한 왕자와 공주인가.

브리타처럼 귀족 가문에 태어나서 왕자와 결혼하게 되는 것, 또는 미리처럼 천한 신분에서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되는 것, 이 두 가지 모두 판에 박한 결혼출세담이다. 이 작품도 결혼출세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현대판 공주란 바로 자신의 힘으로 입신출세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데서 이 작품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양하/

프린세스 아카데미(해를 담은 책그릇 1) 상세보기
섀넌 헤일 지음 | 책그릇 펴냄
2006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프린세스 아카데미』는 운 좋게 왕실에서 태어나 평생을 안락하게 살도록 보장받은 공주와 왕자의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던 소녀들이 아카데미 교육과 노력을 통해 프린세스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마차가 다니던 시절, 댄랜드 왕국의 변두리 보호령인 에스켈 산. 미리는 아빠, 언니와 함께 산속에서 살아간다. 에스켈 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