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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무

양장본 책에게 뒤통수 맞아본 적 있나?

의문을 가지는 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
《상식의 오류 사전 747》, 발터 크래머 외 2인, 경당

“임마, 너 이거 틀렸잖아. 넌 어째 이런 것도 모르냐?”

학창 시절부터 들어온 이런 투의 말 때문일까.
뭘 모른다거나 틀렸다는 타박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말다툼이 일어나고, 심한 경우에는 주먹다짐으로 번지거나 사망사고가 일어날 때도 있다.

한 번씩 책을 뒤적거리다가 눈에서 불꽃이 섬광처럼 터질 때가 있다.

 


책이 사정없이 내 뒤통수를 때린 것이다.
책에게 뒤통수를 맞아본 일이 있는가?
특히 양장본으로 된 두툼한 책에게.

내가 뒤통수를 긁적거리면 책은 비아냥거린다.
 “너 솔직히 이런 거 몰랐지?”, “넌 이렇게 쓸 수 있냐? 못 하겠지?”

바보 도 트는 소리가 저절로...

이 책은 눈에서 불꽃이 일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해변에서 사람들이 모여 불꽃놀이를 하듯, 작은 깨달음의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가령 백해무익하다고 하는 담배, 사실은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병을 막아준다고 한다.
장례식 때 검은 상복을 입는 것, 우리는 죽은 사람에 대한 존중의 예로 입는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죽은 자를 멀리하기 위해서란다.
검은 옷으로 위장하면 죽은 자의 영혼이 알아보지 못하고 쫓아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아이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하는 “음식을 꼭꼭 씹어 먹어야 소화가 잘 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 한다.
마르코 폴로는 중국에 가보지도 않고 《동방견문록》을 썼단다.
자신이 경험한 내용이 하나도 없고 당시 중국에 갔다면 당연히 언급되었을 내용이 송두리째 빠졌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 개와 고양이는 생물학적으로 원수지간으로 지낼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 등.
읽다 보면 ‘바보 도 트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가장 큰 미덕은 '물음표'

무려 747가지나 언급되어 있다.
이명박 정부의 747정책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본래 2001년에 3권으로 나왔던 책을 지난해 3월 낡은 내용을 빼고 합본한 개정판이다.
‘실용적’으로 다시 만든 셈이다.

그런데 왜 하필 “(이명박 정부가)국민을 상대로 (7)칠 수 있는 (4)사기는 다 (7)친다”는 숫자 747을 선택했을까.
혹시 이 책에 나오는 내용도 사기 아닐까?

사실상 이 책이 “전문가나 학자들 사이에서는 오류로 인정되었지만 일반인들은 여전히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모은 것 아닌가.
진실이란 것이 모든 것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니 만큼, 이 책에 적시된 내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물음표를 붙여볼 수 있는 것이요, 그러다 보면 또다른 진실이 새로이 밝혀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물음표’다.
물음표를 붙여보는 것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믿어달라”고 아무리 억압하고 짓밟아도 물음표는 영원히 지울 수 없다.
지금 정부에 절망하면서도 또다른 희망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가지는 끊임없는 물음표에 이명박 정부가 답하지 않는 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계속될 것이다.

상식의 오류 사전 747 상세보기
발터 크래머 지음 | 경당 펴냄
상식의 오류를 밝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의 오류를 파헤치는 상식 사전 <상식의 오류 사전 747>. 전문가나 학자들 사이에서는 오류로 인정되었지만, 일반인들이 여전히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을 모아 그 진실을 밝히고 있다. 2000년과 2001년에 출간된 초판「상식의 오류사전」1권부터 3권까지의 내용 중에서, 낡은 내용은 빼고 새로운 도판을 추가하여 편집한 합본 개정판이다. 이 책은 주제를 사전식인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