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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잡사 주절주절

병원(의사)이 잘못하고 있는 것 중 하나

병원의 관점만 권하지 말고 환자의 입장으로

초등 1학년짜리 딸내미가 이제 1주일째 인원중이다.

뭐, 자주 병원 신세를 지는 편이 아니라서 정확한 판단이 아니라 사견임을 먼저 분명히 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한다.

딸내미는 고열과 심한 복통, 오한 때문에 작은 병원에서 1차 진료를 받고, 그곳에서 추천장을 써줘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이제 만 일주일이 된 것이다.

첫날 두 가지 병명을 들먹이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 소변검사, X레이 촬영, CT촬영, 척수검사 등을 진행했다.

A의 확률보다 B일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B일 경우 항생제 투여 등 최소 2주 정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고, 그날 오후 늦게 입원했다.

입원해서 각종 약물 투여를 비롯해 다시 혈액검사, X레이 촬영, 역류검사 등을 실시했고 그동안 아이는 겉으로 많이 병세가 호전되어 이제는 '나이롱 환자' 운운하며 놀릴 정도로 크게 호전이 되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입원 3, 4일이 지나자 최소 3주 이상의 입원 치료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더 완벽하게 치료를 해서 퇴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어떤 이는 한달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의료 서비스나 친절도 등에 대해서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만족할 만했다.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 대해서는 별반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았다.

같은 병실에 있던 한 어린이 환자는 일주일 쯤 입원했는데, 아이의 상태가 더 나빠졌다며 집중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실로 옮기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와 간호사의 권유에 난감해 했다.

말은 안 하지만 입원비가 걱정되는 눈치였는데, 의사 간호사가 돌아가며 하는 몇 번의 권유 끝에 결국 병실을 옮겼지만 병실을 나서는 아이 엄마의 발걸음은 가볍지 못했다.

내가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것은 이 부분이다.

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은 병원에서 약자에 속한다. 병원에서 최선의 방법을 제안하면 대체로 거기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환자의 입장이다.

치료비나 입원비, 혹은 여타 다른 사정 때문에 오래 입원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그런 사정을 입 밖에 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아이나 가족, 부모가 아픈데 최대한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병원 측의 제안에 거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자칫 가족 내부의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내가 판단하기에 병원(의사)는 이래야 한다. "병원에서 판단하는 최상의 방법으로는 이런 방법이 있다. 그런데 환자나 가족 입장에서는 그 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을 물어야 한다.

"최상의 방법은 이런 것이 있고 그럴 경우 비용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 차상의 방법으로는 이런 것이 있고, 어려울 경우 최소한도의 치료방법으로 이런 것이 있는데, 그럴 경우의 비용은 이 정도다"

하나의 방법, 최상의 치료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다양한 계층의 환자에게 제공을 하고, 그들이 그들의 처지에서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이나 의사가 그들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보통 사람들은 믿을 수밖에 없고 그러고 싶다.

하지만 환자나 가족 입장에서는 그들의 입을 바라보는 마음이 결코 편하지 만은 않다. 병원에서 살아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원 밖에서도 삶은, 생활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병원 입장에서 환자를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그래서 병원의 관점만 설명하고 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입장을 생각해 보고 그들에게도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병원 혹은 의사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는 무법자가 아니다" 항의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선의의 입장을 가진 그들도 사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선의의 입장'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뭐냐? 니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