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시

당신은 빈털털인가? 그러면 무덤이나 파라

요즘엔 어쩐 일인지 예전 시들이 자꾸만 생각난다.
시국이 자꾸만 20년, 30년 전으로 돌아가고 "독재정권 물러나라"는 구호가 다시 등장한 탓인가?
김남주 선생의 시가 생각나고, 브레히트나 하이네의 시가 입에서 맴돈다.
이런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80년대에 그렇게나 노력했건만.

세상사

하인리히 하이네

많이 가진 자는 금방 또
더 많이 갖게 될 것이고
조금밖에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그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땡전 한 닢 없이 당신이 빈털털이라면
아, 그때는 무덤이나 파는 수밖에
이 세상에서 살 권리가 있는 자는
뭔가 가지고 있는 놈들 뿐이니까.


룸펜 근성

하인리히 하이네

부자를 구슬려 먹는 데는
납작한 아첨이 최고란다
돈이란게 아마 납작하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납작하게 구슬려 먹는 거다

신성한 황금 송아지 앞에라도 가게 되면
향로를 마음껏 흔들어 주어라
쓰레기 속에서도 절하고 똥 속에서도 절하라 그러나
찬양할 때는 어중간하게 하지 말고 극구 찬양하라

올해는 빵값이 비싸단다
하지만 최고의 아첨은
무료다, 한 푼도 들지 않는
주인의 개라도 추켜세워주고 배가 터지도록 먹어라.

* PS-'룸펜 근성'을 'CEO 근성'으로 바꾸고 싶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