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배 생각> 안상학, 애지
"자칫 눈시울이 뜨거워져 오는 그의 시들은 사람을 닮아 아름답기 그지없다."(송기원 시인)
"너를 보면 나 눈물이 나."(박성우 시인)
아배 생각
안상학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냐?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야, 어디 가노?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화자와 아버지의 대화에 반어와 유희가 무르녹아 있다. 안동 지역의 토속적인 사투리의 직접적인 나열은 구체적인 삶의 현장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외박'으로 표현하여 아들의 잦은 외박을 해학적으로 꾸짖고, '바람'의 동음이의어를 곡예 하듯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홍용희 문학평론가)
"자칫 눈시울이 뜨거워져 오는 그의 시들은 사람을 닮아 아름답기 그지없다."(송기원 시인)
"너를 보면 나 눈물이 나."(박성우 시인)
아배 생각
안상학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냐?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야, 어디 가노?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화자와 아버지의 대화에 반어와 유희가 무르녹아 있다. 안동 지역의 토속적인 사투리의 직접적인 나열은 구체적인 삶의 현장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외박'으로 표현하여 아들의 잦은 외박을 해학적으로 꾸짖고, '바람'의 동음이의어를 곡예 하듯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홍용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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