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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잡사 주절주절

2008-삽질의 달인

사회자-2008년 8월 22일 '개구콘써-트', '달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지난 16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삽질을 해오신 삽질의 달인,
부삽 이엠비(2MB) 선생을 모셨습니다.
자, 어서오세요, 이엠비(2MB) 선생님.
지난 16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삽질을 해오셨다고요?

이엠비(2MB)-예, 맞습니다. 전 밥 먹는 걸 빼먹었으면 빼먹었지 삽질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아, 삽질, 그 중요한 건 빼먹으면 안 되지요.

사회자-예, 그러셨군요. 처음에 어떻게 삽질을 하기 시작하셨는지요?

이엠비(2MB)-참, 제가 죽을 때까지 잊지못할 그런 계기가 있었지요. 제가 폐병으로 군대를 안 갔습니다.
그런데 군대 갔다온 친구들이 저를 마구 무시하고 왕따를 시키면서 자기들끼리 자랑을 하더라고요.
뭐, 100킬로미터 행군이니 무슨 한미합동훈련이니, 계급이 어떻고 휴가가 어떻고 하는 거예요.
그 중에서도 저는 군대에서 삽질했다는 게 가장 부럽더라고요.

사회자-군대에서 삽질한 걸 친구들이 자랑했다고요?

이엠비(2MB)-예. 친구들이 쫄따구일 때는 선임들이 갈구고 싶을 때 이유도 없이 땅을 파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파놓으면 "어 거기 아닌데. 그거 메우고 그 옆을 파!"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옆을 파면 또 메우라고 시키고, 그런 식으로 군기를 잡고 괴롭혔다는 거예요.
 
사회자-아니, 그렇게 괴롭힘 당한 게 왜 부러웠다는 겁니까?

이엠비(2MB)-허허, 사회자도 그런 거 모르는 걸 보니까 군대 안 갔다왔네. 그렇지요? 맞지요?

사회자-아니에요, 갔다왔어요. 진짜라니까. 그냥, 취사장에만 있어서 모르는 거예요.

이엠비(2MB)-어쨌든 그렇게 당할 때는 괴로웠는데, 나중에는 그게 재밌어지더라 이겁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쫄따구 때는 그게 그렇게 싫다가도, 나중에 고참이 되어서는 쫄따구 말 안 들을 때 그런 방법이 쫄따구 길들이는 것으로 제일 좋은 방법이더라는 것이지요.

사회자-어쨌든 그게 부러워서 삽질을 시작하신 거네요?

이엠비(2MB)-맞습니다, 맞고요.
그게 사실 아무 쓸모없는 짓 같지만요, 알고보면 군대 기강을 잡고 무엇보다도 무료한 군바리들의 여가시간을 활용하는데는 삽질만큼 좋은 일이 없어요.
옛날 박정희 형님 있을 때 삽질 많이 했잖아요. 그때로 돌아가자는 겁니다.

사회자-그래서 이번에 재건축 규제를 폴고 검단과 오산 2곳에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기로 한 거네요?

이엠비(2MB)-아, 예, 그것도 맞습니다. 맞고요.
뭐 촛불 들고 설치는 새끼들, 또 대통령 탄핵 어쩌고 하는 새끼들이 설쳐대는 건 나라 기강이 안 잡혀서 그런 겁니다.
나라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하나의 큰 뜻이 있고요, 삽질하는 동안 국민들이 아무 생각 못할 테니까 일석이조인 셈이지요.
아, 물론 대형 건설사들을 위한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사실 대형 건설사들이 그동안 배를 좀 곯아왔어요.

사회자-배를 곯다니요?

이엠비(2MB)-아니, 그동안 많이 먹기는 먹었지만 대형 건설사는 덩치가 워낙 크니까 더 많이 먹어야 할 것 아닙니까.
어린 애들은 조금 먹고 어른들은 많이 먹는게 이치에도 맞는 일이지요.
물론 그러다 보면 조금 흘리기도 하고 또 그걸 주워먹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건 다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삽질의 철학에서 보면 그런 작은 부조리나 부패는 아무 문제가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런 걸 문제 삼는 건 삽질의 철학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고, 결국 나라의 기강을 무너뜨리려는 무모한 시도에 다름 아닙니다.

사회자-지금도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고 있는데, 그렇게 했을 경우에는 결국 투기를 부채질하고 집값이 폭등해 사실상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은 물거품이 될 거라는 우려도 많은데요.

이엠비(2MB)-그런 작은 희생 없이는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없다니까요.
나라의 발전도 이룰 수가 없다 이 말입니다.
'서민들의 내집마련의 꿈'을 이야기 하셨는데, 꿈은 그냥 꿈일 뿐입니다.
서민들은 꿈 깨고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나라 경제가 어려운 판에 서민들의 꿈까지 생각할 여유는 없고요, 그런 다소간에 희생을 발판으로 삼아 경기를 부양해야 합니다.

사회자-그럼 삽질은 언제까지 항 생각인지...

이엠비(2MB)-에... 아마도 삽질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촛불을 켤 시간이 없도록 정신없이 만들어야 돼요.
그래서 부동산 대책뿐만 아니라 언론방송 장악, 공기업 민영화, 아니 선진화 등등 삽질을 계속할 겁니다.
한반도 대운하 삽질도 결국은 할 거고요.

사회자-아니, 그건 안 한다고 약속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엠비(2MB)-에이, 삽질의 철학에 대해 아직 잘 모르시는구만.
약속 그거 뒤집는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마 국민들도 내가 약속 지킬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집에서 하루에 한 번 이상 삽질해 봤어요? 안 해 봤지요?
안 해 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사회자-야, 너. 나가!

제자-픽, 부삽으로 삽질하니까 만날 얻어 맞지. 쩝.

사회자-그럼 넌 뭘로 삽질 하는데?

제자-헤헤, 적어도 나 정도는 돼야지.
주방용 뒤집개로... 그게 얼마나 잘 뒤집히는데...

사회자-너도 나가 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