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연재5)양손에 가락지 끼면 힘센 왜장이라도 꿈쩍 못해 5. 그런데 또다른 더 큰 문제가 생겨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해가 중천에 걸렸을 때에야 나타난 죽엽이 첫날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 것입니다. “전승연이 내일 밤이라 마음이 바쁜데 좀 더 일찍 오지 않구선. 자, 얼른 시작하세나.” 그런데 이런 내 말에 죽엽은 대꾸 없이 들릴 듯 말 듯 콧방귀를 뀌며 눈을 흘기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지요. 고혹적인 웃음을 머금고 술취한 사내들의 품에 나비처럼 사뿐히 내려앉는 춤사위를 선보이며 한 동작 한 동작 가르치던 전날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지요. “자네, 혹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가?” 하지만 죽엽은 대답하기도 싫다는 듯 입을 삐쭉이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죽엽이 무얼 잘못 알고 있는지 아니면 행수기생과 약속한 일까지 틀어진 .. 더보기 이전 1 ··· 94 95 96 97 98 99 100 ··· 1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