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연재4)어린애, 노인 가리지 않고 겁탈하는 판인데 배신을...?
아무 연고도 없는 계집아이가, 더군다나 양반가의 처자도 아닌 사노비 신분으로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어요. 이제 열다섯밖에 되지 않았지만 터질 듯한 가슴께가 오늘따라 더욱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4. “마님, 아무래도 이상합니다요.” 땅거미가 지자 슬그머니 나가 집안을 한바퀴 돌아본 어린년이가 제 귀에 속삭이더군요. 오후 내내 국향이 보낸 무기 죽엽(竹葉)과 온종일 춤사위 연습을 하느라 곤하여 잠시 눈을 붙이고 있던 참이었지요. “무, 무슨 일이냐?” 눈만 감으면 몽달귀신, 달걀귀신, 물귀신, 미명귀(남의 아내로 젊어서 죽은 귀신), 무자귀, 손각시(처녀가 죽어서 된 귀신), 새터니(굶주림과 아픔에 시달리다 죽은 계집아이의 넋) 등 온갖 종류의 귀신들이 달라붙어 괴롭혔답니다. 머리끄덩이를 잡고 늘어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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