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가 우리 인간들의 한참 형님뻘(?) 미물의 세계 통해 인간의 과거와 미래 읽어내기 -권오길, 지성사 꺄악~! 비명을 지르고 아내는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후다닥, 아이들이 뛰어나온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은 제 엄마의 손을 붙잡고, 다섯 살배기 딸은 내 손을 잡아 끈다. “아빠, 저기 바퀴벌레!” 4억 년 전 고생대 석탄기부터 살아왔다니 정말 독한 놈이다. 나도 바퀴벌레가 싫다. 벌레고 사람이고 간에 독종은 싫다. 책이든 슬리퍼든 내리치면 찐득한 흰 분비물을 내놓는 것이 싫고, 집안 곳곳에 바퀴약을 붙이고 뿌려도 다시 나타나는 천연덕스러움이 싫다. 그래도 가장으로서의 체면이 있지, 형법 제 319조 불법 주거침입죄를 자행하는 녀석을 살려둘 수는 없다. 체면만 아니라면 그런 살생을 저지르고 싶지 않다. 제발 나타나지 말아다오, 부탁이라도 하.. 더보기 이전 1 ··· 147 148 149 150 151 152 153 ··· 1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