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연재4)여자는 정신적 사랑을, 남자는 포르노를 꿈꾼다 “내 자유는 아직 미완이거든.” “미완의 자유? 그건 어떻게 완성되는데?” 그녀는 필터만 남은 담배를 돌멩이에 비벼 껐다. “혁명적으로.” “혁명적으로?” 그 말을 할 때 그녀는 매우 조숙해 보였다. 적어도 나보다 두어 살 위인 것 같아 보였지만 굳이 그런 것을 물어보고 싶지는 않았다. “재미없는 이야기 그만하고, 커피 마시러 가자.”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온 담배연기가 물안개와 몸을 섞는 걸 확인한 그녀는 팔짱을 걸어왔다. 우리는 미팅을 한 사이가 아니었으므로 이름이나 취미, 좋아하는 음악 따위를 묻지 않았고 하고 싶은 걸 했다. 어쩌면 더 친한 사이거나 아주 깊은 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는 자유로운 마음을 가르고 말없는 사랑에 맺힌 이슬을 털며 둑길을 걸었다. “자판기 말고. 커피 .. 더보기 이전 1 ··· 146 147 148 149 150 151 152 ··· 1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