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연재3)담배, 자유를 빨아들이는 것... “담배 한 대 줄래?” 대개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담배가 아니라 담뱃불만 빌리는 것이라도 “저……, 실례지만”이란 말을 관용구처럼 붙인다. 전혀 주저하는 마음이 없더라도 그러는 것을 상대에 대한 예의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그런 것을 무시하고 게다가 반말로 맡겨놓은 물건 되돌려 달라듯 말했다. “독할 텐데, ……괜찮겠어?” 그러나 나는 피곤하고 혼란스러운 상태였고 이런저런 것을 따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담배부터 내밀고 한마디 건넸을 때, 이미 그녀는 불을 붙여 깊게 한 모금 빨아들인 뒤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고 있었다. 나는 괜히 머쓱해져서 거의 다 타버린 담배를 짧게 뻐끔거렸다. “급했구나.” 그녀는 살풋 미소를 지어보였다. “일어났는데 담배 생각이 나지 뭐야. 근데 아무리 찾아봐도 있어야 말이지.. 더보기 이전 1 ··· 155 156 157 158 159 160 161 ··· 1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