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연재3)조선의 여인에게 자존심을 꺾인 왜구의 표정은... 3. 늙은 보부상은 은밀히 국향이라는 기생을 제게 소개해주었습니다. 진주 관아에 소속된 기생들 가운데 우두머리인 행수기생이었지요. 마흔도 훨씬 넘어 보였는데 여전히 자태가 곱고 예뻤습니다. 보통은 ‘계집 나이 서른이면 환갑’이라고 하지만 국향은 완숙미가 더해져서인지 제가 봐도 눈이 부실 지경이었답니다. “아이구, 마님.” 국향은 저에게 넙죽 절을 하고는 낮게 흐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영감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시를 들려주었지요. “촉석루의 세 장수는 술 한 잔을 나눠들고 웃으며 남강물을 가리키노라. 저 강물이 흘러 마르지 않는 한, 우리의 혼도 결코 죽지 않으리라!(矗石樓中三壯士一杯笑指長江之水流滔波不竭兮魂不死)” 저는 가만가만히 그 시를 입속으로 되뇌어 보았습니다. 몇 번을 그렇게 하자 그때의 비장한 장면.. 더보기 이전 1 ··· 102 103 104 105 106 107 108 ··· 1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