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끔해지는 말, "너도 폐경기냐?"-조덕자 시인 조덕자 시집, 문학의전당 남자인 나에게 "이제는 너도 폐경기냐?"고 묻는 것만 같은 시. 폐경기, 호박꽃 같은 조덕자 병원 골목길 돌아 나오자 내 삶이 철조망 벽에 붙어 있다가 한 무더기 불쑥 노랗게 피어났다 여물기도 전 울타리를 위태롭게 감고 오르던 내 생처럼 온몸 타고 흐르는 호르몬 같은 호박덩굴 말라붙은 덩굴손 아래 아직도 바람에 떨고 있는 노란 호박 하나 나처럼 둥근 시간의 집 속에 갇혀 잠이 깊이 들었나 보다 몸속 훑고 지나간 바람쯤이야 아직은 견딜만하다고 거북등껍질 같은 몸 뻗어 꽃 피우고 있다 살아온 만큼 세월의 끝에서 이제는 너도 폐경기냐고 호박꽃이 슬며시 고개를 숙이며 웃는다 이 구절도 읽는 순간, 은근슬쩍 가슴에 들어와 앉는다. "마음속에 집 하나 짓는 일, 늘 반복하며 살지만 칸칸의 .. 더보기 이전 1 ··· 72 73 74 75 76 77 78 ··· 1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