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연재6)그녀는 모험을 위해 길을 떠났을까? 그녀는 도무지 내 팔에서 가슴을 떼어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혹은, 약간은 의식적으로 가슴을 슬쩍 눌러도 그녀는 전혀 피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가슴을 들이밀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으니까. 아니, 어쩌면 내가 거미여인에게 붙잡힌 작고 힘없는 벌레일지도 몰랐다. 벗어나기는커녕 꼼짝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말한 커피숍에 도착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흔히 말하듯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다는 식은 아니었다. 단지 거리가 너무 짧았을 뿐이었다. 다리를 건너자 곧 커피숍이 나타났는데, 한두 번쯤 가보았던 곳이었다. 지하에 열 개가 채 안 되는 탁자가 사람이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촘촘히 배열되었고, 한번씩 탁자와 의자를 몽땅 치워 한쪽에 무대 아닌 무대를 설치하고 관.. 더보기 이전 1 ··· 134 135 136 137 138 139 140 ··· 1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