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그림, 큰 감동, 우리 시대 만화의 걸작 -오세영, 글논그림밭 하아무(소설가) 사천 사는 박구경 시인의 시집에 실린 란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빠 흉내를 내다가/쇠여물 썰던 작두에 한쪽 팔을 잃었지만/(중략)/엄마가 눈물 앞세워 만든 체크무늬 토시로 감추고/철없이 가벼운 걸음걸이로 노루밭길을/팔랑팔랑 다니던 꼬마 가시내” 이 책 에 나오는 부자도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애다. 농약 치다가 아빠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엄마는 공사판과 파출부 일을 하는, 이름만 부자인 아이, 나부자. 다른 엄마들은 화장도 하고 옷도 예쁘게 입고 학교에 와 선생님한테 하얀 봉투를 내놓는데, 부자의 엄마는 봉투는커녕 공사장에서 일하던 대로 ‘몸빼’에 ‘쓰리빠’를 신고 와 부자를 창피하게 만든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거창의 한 초등학교 여자애가 손수.. 더보기 이전 1 ··· 159 160 161 162 163 164 165 ··· 1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