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대운하, 양심과 윤리가 뒷전인 나라 주제 사라마구, 해냄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사람은 본래 가지지 못했을 때보다 이미 가지고 있던 것을 잃는 것을 더욱 크게 느끼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더 어렵고 힘들었을 때보다 가장 잘 살았던 때를 기억하고, 그 때로 돌아가거나 더 나아지기를 원했다. ‘내 것’을 빼앗겼다는 것에 분노하고, 그것을 되찾아야 하겠다는 본능만 살아 그에 따라 움직였다. ‘내 것’을 되찾는 모든 행위는 합리화되고 양심이나 윤리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여기는 ‘눈먼 자들의 도시’, 혹은 그런 자들의 나라. 처음에는 한 사람이 운전을 하는 도중 눈이 멀어 버린다. 그 어떤 전조도 없이 흔히 상상하는 깜깜한 어둠의 ‘눈멈’이 아니라 온통 세상이 하얗게 변해버리는 실명이다. 그를 치료하려던 의사, 선글라스.. 더보기 이전 1 ··· 173 174 175 176 177 178 179 ··· 195 다음